BRAND STORY

2019-03-22

여전히 뜨거운, CELINE VS OLD CELINE
새로운 분위기로 태어난 셀린


대게 오래된 맛집이라도 요리사가 바뀌면 ‘손맛’이 변하기 마련.

이때, 단골손님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기존의 맛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내가 아는 그 맛’이 아니라며 손님들이 잔뜩 컴플레인을 거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는 옆에서 ‘지켜보자’ 한다. 하물며 한 브랜드를 이끄는 수장이 바뀔 때, 심지어 기존의 마니아층이 두터운 브랜드의 ‘손맛’이 바뀔 때 그 반응은 얼마나 뜨거울까?


지난가을, 패션계에는 뜨거운 이슈가 있었다.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프랑스 브랜드 ‘셀린’의 수장,

피비 파일로(Phoebe Philo)가 10년 만에 브랜드를 떠난 것.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디자인한다는 철학으로 시크하지만 편안한 피스들을 전개했던

그녀는 ‘셀린스러움’을 만들어냈고, 현대적이고 세련된 여성상을 완성했다. 브랜드를 10년간 한결같이 유지해올 수 있었던 이유였고,

그녀는 단 한 번도 패션계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따라서 그녀의 빈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디렉터에 대한 관심 또한 어마어마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을 하듯(?) 셀린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한 에디 슬리먼 (Hedi Slimane)은 다소 신선했고,

 

전혀 다른 성향의 디렉터가 선보일 뉴 셀린은 우려와 궁금증으로 가득했다.

 

그는 디올옴므의 ‘스키니’ 트렌드를 이끈 주역이자 입생로랑을 생로랑을 재탄생시키면서 3년 만에 엄청난 매출을 끌어올리고,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는 등 패션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다재다능한 인물이기 때문.

 

게다가 그의 입성과 함께 이전에 없던 남성복 컬렉션과 셀린 꾸뛰르 라인, 그리고 향수 사업까지 셀린의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브랜드를 전개하는 방식부터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의 색을 드러내는 디렉터답게 첫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전에 사건(?)이 일어났다.

 셀린의 로고에서 프랑스식 악센트를 떼고, 자간을 좁히는 등 로고에 확연한 변화가 생겼고 기존의 인스타그램 사진들이 모두 사라졌다.

출시되지 않은 뉴 셀린백을 에디의 절친인 레이디 가가가 들고 등장하기도 했다.

이어 인스타그램에 흑백 캠페인 컷들이 업로드되고 ‘C’가 선명하게 각인된 클래식 ‘C백’도 공개되었다.

기존에 우리가 알던 클래식 박스는 없었다. 모 드라마처럼 ‘점 하나’ 지웠을 뿐인데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셀린의 변신에 팬들은 다소 당황했지만 지켜보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베일에 싸인 첫 런웨이가 공개되자

 애석하게도 피비를 그리워하는 반응과 불만을 토로하는 여론이 쏟아져 나왔다.

 

 

 


첫 무대만 보면 중성적이고 날렵한 실루엣과 셀린 특유의 우아함이 조화된 새로운 컬렉션이었지만

 

에디가 전개했던 생 로랑의 흔적들이 새 컬렉션에서 자주 발견됐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스스로를 답습한듯한 에디의 컬렉션에 인스타그램에는 #OLDCELINE(올드셀린)이라며 그를 조롱하고,

 

지나간 셀린을 그리워하는 해시태그와 계정까지 등장했다. 이런 반응에 그는 ‘불쾌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3월, 두 번째 컬렉션이 공개되었다. 지난번엔 그야말로 뜨거웠다면,

 

이번 2019 FW 컬렉션은 조금 달랐다. 처음의 충격이 너무 커서였을까? 따뜻한 반응과 안도의 메시지들 SNS를 채웠다.

 

기존의 클래식하고 레트로한 셀린의 무드와 에디의 날선 느낌과 잘 어우러진 럭셔리하면서 엣지있는 컬렉션을 선보인 것.

 

우아한 체크 플리츠스커트와 실크 블라우스에 스카프와 얇은 가죽 벨트를 매치하고, 니하이 부츠로 클래식함을 더했다.

 

에디의 시그니처인 피코트도 한층 우아하게 재해석되었고, 블레이저나 오버사이즈 시어링 코트도 눈여겨볼만했다.

 

‘올드 셀린’이라는 조롱에 쿨하게 대응하듯 에디의 가을겨울은 7~80년대의 럭셔리한 아름다움으로 채워졌다. 게다가 웨어러블하기까지! 

 

 

 

 

 

 

브랜드의 디렉터가 바뀌면 그의 성향이 브랜드에 자연스럽게 융합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논란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슈를 만들어가는 에디 슬리먼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CELINEBYHEDISLIMANE 셀링 파워를 자랑하는 그가 이끄는 셀린이 앞으로 여론을 어떻게 바꿀지 더 지켜볼 만하다.